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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임요환 GLS 시즌2 결승 진출 좌절. GSL 시즌2 정리..


원래 GSL 시즌2 결승전이 끝난 후 글을 쓰려했지만, 어제 임요환 선수가 결국 탈락하면서 아쉬움에 글을 써봅니다.

그림 출처 : 포모스

개인적으로 이번 GSL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스타2 프로게이머가 된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가 함께 Code S만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외로 두 선수 모두 뛰어난 실력으로 8강전에 오르며 Code S를 쟁취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이윤열 선수는 마치 스타1의 탱크+골리앗을 보는 것처럼 해병+탱크 조합으로 상대를 꺽어 누르며 올라왔고, 임요환 선수도 이에 못지 않은 빌드와 견재 플레이로 8강전까지 무사히 오르는 쾌거를 보입니다. 두 선수 모두 테란전에서 만큼은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이윤열 선수의 경우 케스파에게 몹쓸 취급을 당하면서까지 전향했던 터라 8강 진출이 상당히 감격스러웠을 터인데, 팬의 입장에서는 이때쯤 되면 좋아하는 선수들이 더 높은 곳에 오르기를 바라는 것은 필연!!

그러나 신의 장난인지 임요환과 이윤열, 이 두 선수가 8강전에서 맞붙게 되어버립니다. 욕심으로는 결승전에서 두 선수의 대결을 보고 싶었으나, 두 선수가 Code S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기에, 둘 중에 아무나 올라가라~ 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봤습니다.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임요환과 이윤열 선수의 8강전은 예상외로 임요환 선수의 압승. 임요환 선수가 다소 한 수위의 경기력을 갖고 있다 평가 받았지만, 인연이 있는 선수들간의 경기라 치열한 승부 나올 것이라 예상되었으나, 임요환 선수의 선 밴시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윤열 선수는 이리저리 휘둘리다 결국 패배하고 맙니다. 평가 그대로 베타 시절부터 스타2를 시작한 임요환 선수에 비해 시작이 늦었다보니 실력에서 밀리는 감이 있었습니다.

비록 임요환 선수에게 패해 떨어졌지만 이번 시즌은 이윤열 선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열 선수에 게는 다소 아쉽겠지만 성공한 시즌 적응이었다는 평가.

한편, 8강의 다른 조에서는 이정훈 선수와 한준 선수의 테란 대 저그전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정훈 선수는 아이디가 "Boxer"로 임요환 선수를 존경하기에 아이디를 "박서"로 지었다는 바로 그 선수입니다. 스타1에서 2군 생활을 조금 한 어린 선수인데, 아주 공격적인 성향의 테란입니다. 상대하는 저그 한준 선수도 엄청나게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선수로 이로 인해 이 두 선수의 대결은 "창과 창"의 대결로 아주 큰 관심을 받게 됩니다.

사실 이정훈 선수는 32강에서 지난 시즌 우승자인 김원기 선수를 완패시키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이후 열린 16강 경기에서도 상대 프로토스를 종족으로하는 신상호 선수에게도 완승을 거두며 8강 전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김원기 선수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원기 선수가 너무 자만하여 연습도 제대로 안해서 이겼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후 경기들에서 스타일리쉬한 플레이를 통해 막강한 실력을 선보여 찬사를 받게 됩니다. 

특히, 이정훈 선수는 바이오닉 유닛들을 중심으로 한 화려한 컨트롤을 자랑하는데, 이로 인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엄청난 팬이 생겼습니다. 현 아이디인 Boxer가 아닌 Fake Boxer의 약자인 Foxer라는 애칭까지 붙을 정도였는데, 제가 봐도 정말 말이 안나오는 수준 마이크로 컨트롤을 보여주어 같은 테란 유저로서 좌절감을 맛볼만큼 대단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존경하던 선수의 아이디를 따 만든 Boxer라는 아이디와 바로 그 존경하는 선수인 임요환의 초기 시절을 보는 듯한 플레이가 겹치면서 이정훈 선수와 원조 Boxer인 임요환(SlayersBoxer)간의 대결을 원하는 팬들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이정훈 선수의 8강. 상대 한준 선수를 상대로 '신기'에 가까운 해병 컨트롤을 보여주며 3:2로 승리!! '저그를 잡으려면 이정도 컨트롤은 해야지!'라는 듯한 경기를 보여주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말 많은 테란 유저들에게 좌절(!)을 안겨주면서 4강에 올라가게 됩니다. 이후 4강전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자인 김성제 선수를 상대로 역시 완승을 거두며 결승 쾌속 진출!!

이제 정말로 팬들은 Foxer와 Boxer의 대결을 꿈꾸며 설레게 됩니다. 

'황제의 자리를 이어 받겠습니다.', '아직은 내가 황제다!'의 대결 모드

필요한 것은 임요환 선수의 승리. 그러나 4강전에서 맞붙을 선수는 저그의 임재덕 선수. 만만치 않은 선수인 임재덕은 현재 저그가 아닌 쩌그의 계보를 잇고 있었고, 최근 Ell 랭킹에 1위에 빛나는 저그로 운영형 저그의 최신판을 보는 듯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아주 강한 선수입니다.

임재덕 선수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지난 블리즈컨에서 김원기 선수와 맞붙었던 임요환 선수의 저그전 플레이가 다소 걱정스러운 수준이었기에, 개인적으로도 많은 팬들도 임재덕 선수의 승리를 점치게 됩니다.

그래도 테란 유저의 팬심이라는 것이 있어서, 임요환 선수의 기적과 같은 승리를 바랬습니다만, 결과는 역시 4:0 완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한 경기였습니다. 테란 유저로서 참 안타까운 경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했던 임요환 선수지만, 이번 4강전은 "테란전에는 매우 강하지만 저그전이 약점이다"라는 평가가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경기였었다고 봅니다. 임요환 선수의 지금까지 공식전 경기의 대부분이었던  테란전에서, 화려한 승리들을 거두는 것을 바라보다가, 저그를 만나 손하나 제대로 못써보고 무참히 패배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현재 상성상 저그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실력차가 느껴지는 경기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임요환 선수가 아직 저그전을 완벽히 이해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경기였습니다.

아쉽지만 탈락은 탈락. 그래도 임요환 선수가 첫 시즌 참여에서 4강 진출이라는 큰 소득이 얻어갔고, 독한 연습 벌레인 만큼 이번 패배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해져서 다음 시즌에 돌아오기를 희망해 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임요환 선수, 이윤열 선수 늦었지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학 싶습니다. 다음 시즌 꼭 더 좋은 모습으로 출전하기를 희망합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결승입니다.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로 예리한 창을 가진 이정훈 선수와 유연하면서도 탄탄한 운영을 가진 임재덕 선수간의 혈전이 예고되는 결승전입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임재덕 선수가 6:4 아니 7:3까지도 유리하다고 봅니다. 이정훈 선수의 경기 성향은 상대하는 선수가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나와줄 때 더 빛을 내는데, 임재덕 선수는 기본적으로 운영형 저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보여준 것처럼 물 흐르는 듯한 운영을 발판삼아 초반 수비 이후 중후반 싸움으로 가면, 아무리 신들린 듯한 컨트롤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밀릴 수 밖에 없는게 현재의 테란이기 때문입니다. 극강의 컨트롤을 가진 선수임에도 이정도 예상이 나오는 건.. 정말 패치가 답이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패치에 대한 테란의 한을 풀고, 임요환 선수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 이정훈 선수가 우승하기를 고대해봅니다. 한발 물러선 원조 박서를 대신해서 우리의 팍서!가 GSL에서 우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황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또 하나의 재밌는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