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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드디어 우승!!!! SK에 완승!

E스포츠 최대 규모 행사인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광안리 결승전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결승전의 최종 승리는 09-10 시즌 첫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1위를 유지한 KT가 SK T1을 4:2로 누르면서 가져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약속이 있어서 2경기까지만 보고 나가서,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온게임넷의 타임머신 서비스를 통해 나머지 경기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러나 1경기 우정호 :vs 고인규 경기에서 고인규 선수의 날빌을 맵핵 수준으로 완벽하게 차단하여 승리하고, 2경기에서 김대엽 vs 김택용 경기에서 김대엽이 김택용 선수의 빌드를 완벽히 예측하고 1시 몰래 멀티까지 가져가며, 완벽한 승리를 쟁취했을 때, 이미 KT의 승리를 예상했었습니다. 과연 끝나고 나서 보니 4:2 완승을 거두며 팀창단 10년만에 최초로 프로리그의 우승의 영광을 맛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이영호 선수의 경기는 역시 이영호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박재혁 선수도 못 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가 이영호 선수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승리 직전 웃음 짓는 이영호 선수

마지막 GG 모습




개인적으로 KT의 골수 팬이지만, 테란 유저로서 임요환 선수와 최연성 선수의 팬이기도 했었습니다. 스타 리그의 전설이라 불리는 임요환, 최연성은 아쉽게도 이제 경기에는 못나가는 선수들이지만 그들의 플레이는 솔직히 테란 유저라면 한번씩 꿈꿔볼만한 플레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런 선수들이 현재 코치(선수이기도 하지만... ㅠ-ㅠ)로 있으며 도택명이라는 강력한 선수들을 보유한 SK가 사실 유리해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략과 전술에 능한 SK를 상대로 완벽하게 상대의 모든 것을 파악하였고, 프로토스는 물론 이른바 레이트 메카닉 체제에 이영호식 운영이 추가되면서 저그까지 압살하는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테란 원탑 이영호 선수가 있으므로해서 결국 KT는 승리를 쟁취하게 되었습니다. 이지훈 감독의 전체 엔트리 짜기가 완벽했다 생각합니다. 사실 이영호 선수가 나오지 않고서도 이 길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술 한잔을 먹고 와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KT의 우승이 왜이렇게 감격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게임 방송을 보면서 감동에 젖을 지는 몰랐습니다. 특히나 1경기 끝나고 콩댄스를 추는 세레모니는 왜 이렇게 반가왔던지요...

아마도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은 KT팬이 아니더라도 E 스포츠의 시초부터 함께했던 팬들이면 다들 느끼실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타 스포츠와 달리 태생부터 E스포츠는 팬들이 함께 만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대기업들의 스폰서 없이는 운영이 되지 못하는 리그지만 골수 팬들이 만들어낸 팬덤 문화가 형성되면서 어떤 스포츠보다도 팬들과 하나되는 스포츠가 아니었나 합니다. 특히나 어린 학생들에게는 절대적으러 영향을 미친 스포츠였다 생각합니다.

이번 KT의 우승은 황신의 저주를 깨뜨리고 우승한 것도 감격스러웠지만, 결승전이 끝나고 온게임넷의 엔딩 영상을 보면서 더욱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식의 영상이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치 '이제 프로리그여 안녕~ 마지막까지 감사했습니다.' 라는 느낌이 드는 엔딩 영상이었는데, 지금의 E 스포츠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파왔던 것입니다. 사실 이번 결승전은 시작 전부터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 싸구려 감상이라 혹평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스타가 국내에 도입된 시기부터(사실 정발 전에 이미 시작했던...) 즐겨왔던 팬으로서 이런 식의 엔딩은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팬들이 만들어온 E스포츠가 이번 결승전을 통해 화려하게 마지막을 불태우며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엔딩이었기 때문입니다.

엔딩 크레딧의 마지막 문구....



특히나 프로 리그가 끝나는 시점임에도 블리자드와의 저작관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았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스타2 리그(무려 우승 상금이 1억)와 새로운 리그가 맞물리면서 '과연 현재의 E 스포츠 리그가 유지될 것인가' 라는 걱정이 안 생길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은 아닌가 합니다.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작년만 해도 흥행에 실패한 프로리그 결승전이 올해는 비교적 흥행한 것만 봐도, 저와 같은 느낌을 가진 팬들이 많이 찾아주신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래저래 횡성수설하는데 KT의 우승이 기쁘기도 하지만, 우울한 기분을 같이 느끼기도 하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여하튼 KT의 우승을 축하하며, 이영호 선수 함께 특히나 이번 우승에 결정적인 역활을 한 KT의 3토스에게도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