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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Drama/Ani 감상/:: Drama

Mentalist (멘탈리스트, 2008~)

                                      이미지 출처 : 멘탈리스트 정식 홈페이지

길 반장이 떠난 CSI가 차츰 지루해질 무렵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형사 드라마를 소개 받았습니다.
                                                  
                                                   이름하여 '멘탈리스트'

누군가가 멘탈리스트의 주인공 페트릭 제인을 21세기의 콜롬보라고 칭했는데 적절한 비유같습니다. 드라마 시작시에 멘탈리스트의 뜻을 밝혀주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정신적인 예리함, 최면, 암시를 이용하는사람 
                           남의 생각과 행동을 능히 조절하는 사람

뛰어난 기억력과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파악하는 기술을 가진 그는 범죄 현장을 살펴보고 주변 인물들과 대화하면서 사소한 동작과 목소리 등으로 심리 상태를 파악 범인을 찾아냅니다. 또한, 법정에 제시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심리적인 함정을 구성하여 범인이 스스로 범인임을 밝히게 하는 그의 능력은 드라마의 명칭처럼 Mentalist라 불리우는 데에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 페트릭 제인은 캘리포니아주 연방수사국인 CBI의 강력반(?)의 자문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의 능력을 바탕으로 영매인 척 사기를 치고 다녔지만 '레드존'이라는 연쇄살인범의 자문을 맡고 있음을 TV 쇼에서 보여주다가, 분노한 레드존에게 가족들을 잃는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사이비 영매 역활을 때려치고 경찰의 자문 역활에 매진하며 레드존을 잡기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등장 인문들간의 농담과 페트릭 제인 특유의 위트와 장난들로 드라마의 분위기는 상당히 가볍고 재밌게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설정상으로 페트릭 제인의 내면은 밝고 자신감에 충만한(오만한 수준의) 겉모습과 달리 다소 어둡습니다. 집안의 모든 기기와 장식을 치운 채, 레드존이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방에서, 레드존 특유의 마크인 피로 그린 스마일 표시 아래에서 매트만 깔고 잔다던지, 자신의 딸 또래의 아이들에게 특히 더 잘해주는 것, 다른 영매로부터 딸 아이의 죽음은 평온했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등으로 페트릭 제인의 내면적인 아픔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시즌 하나가 끝난 터라 앞으로의 전개 방식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1시즌에서는 에피소드가 넘어갈 수록 페트릭 제인의 능력이 너무 커지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다른 동료들의 수사 능력은 거의 필요가 없고 페트릭 제인에 의해 문제가 해결됩니다. 물론 탐정 소설이나 탐정 만화의 경찰들 대부분이 수준 밖의 능력을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비교적 기본기가 탄탄하고 유능한 수사 인력들이 동료들로 등장함에도  거의 먼치킨(판타지나 무협소설의 주인공이 거의 무적일 때 사용하는 명칭) 수준의 페트릭 제인 덕분에 스토리 상에서 힘쓰는 일(범인을 직접 잡거나 하는 등의)일만 담당하게 됩니다. 또, 페트릭 제인이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보게 되는 것의 근거나 여러 심리적인 함정에 대한 설명이 거의 사라지고 두리뭉실 넘어가는 경향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덕분에 범죄 혹은 형사 드라마로서는 구성상 치밀하지 못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등장 인물간의 여러 소소한 스토리들을 통한 아기자기한 재미와 페트릭 제인이 범인을 찾아내고 함정에 빠뜨리는 것을 보며 느끼는 쾌감 등 재미난 요소가 많지만, 범인들과의 밀고 당기는 치열한 머리 싸움이나 고도의 추리력을 바탕으로한 문제 해결등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멘탈리스트는 그런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드라마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아쉬운 부분들을 과감히 무시하고 페트릭 제인이라는 캐릭터를 통한 새로운 스타일(요즘 들어서)의 드라마로 보여주려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
 
멘탈리스트에는 킴볼 조 형사를 연기하는 한국인 배우 팀강(강일우)가 나옵니다. 얼핏보면 중국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전 미드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과 달리 다부진 몸매에 냉정하면서도 나름 멋도 부릴 줄 아는 역활로 나옵니다. 제가 본 미드상의 한국인 캐릭터 중에서는 제일 낫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곧 2시즌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무척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1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살짝 나온레드존이 과연 2시즌에서는 실제 모습을 보여줄 지도 궁금하군요.



추천도 : 21세기 콜롬보는 스타일도 괜찮고 돈도 많고 능력도 좋구나 ㅠ-ㅠ (★★★★)